본문 바로가기
다라이의 일상보고/끄적끄적 하루일기

[주군의 태양]주군과 태양이 보여주는 사랑의 정의

by Darai 2013. 9. 6.
반응형

 

 

 

 <주군의 태양>이 보여주는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조금 거창해진 타이틀을 정하고 어떤 말부터 시작해야 할까 고민하게 되네요.

그럼 일단 이 뻔하디 뻔한 드라마가 왜 자꾸 마음이 가는지부터

(소지섭이 새우과자남이 아니더라도 말이죠)

이야기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랑, 일반적인 계산법으로 풀 수 없는 문제

 

주군의 태양을 단순히 정리하면 외롭고 슬픈 캔디 여주와 상처 많은 재벌 남주이야기라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앞선 리뷰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그때 저는 '공실이는 그동안의 캔디 여주와 다르다'라고 말했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오히려 그 점에 있어서 회를 거듭할 수록 확신을 갖게 됩니다. 김실장님께서 고모님께 주군이 여자를 만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하시던 대사가 생각나시나요?

 

"주군은 아무나 곁에 붙여두지 않습니다. 그 사람의 현재 가치, 미래의 효용 가치까지 계산기 두드려서 본인이 인정하는 눈높이까지 닿아야 눈을 열고 귀를 열 뿐이죠. 평생 옆에 둘 여자를 고르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금 까다로우신 것 뿐입니다."

......

"그런데 가끔 일반적인 계산법으로는 답이 안 나오는 사람이 있기는 하죠."

 

네, 우리가 '사랑의 위대함(?)'을 얘기할 때 흔히들 '조건 없는 사랑'을 들어 설명하죠. 가난한 여자 주인공을 사랑하는 왕자님. 뭐 그런 거요.

남들이 보기에 주군과 태양의 관계는 그렇습니다. 일반적인 계산법으로는 주군은 왕자님이고, 태양은 캔디인거죠.

조건 없이 지켜주는 왕자님 주군과 그의 사랑으로 행복을 얻게 되는 캔디이야기.

그런데 주군의 태양을 다시 한 번 보면 태양은 주군을 오히려 지켜주는 왕자님 역할에 가깝답니다.

 

 

 

9회 마지막 장면에서 주군이 태양에게 지켜달라고 말하는데요.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정작 연약하고, 지킴을 당해야하는 역할은 바로 주군이랍니다. 태양은 귀신들이 들러붙어 쫓기며 사는 여자이지만. 그녀는 생각보다 강하죠. 그녀는 두렵고 무서운 귀신을 피한다고 하면서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꺼려하지 않았어요. 게다가 세상과 소통하는 데 늘 기뻐하고, 거리낌이 없어요. 반면, 주군은  마음을 문을 닫아버렸어요. 15년 전 납치 사건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채 킹덤에 갇혀 살고 있지요. 태양을 만나기 전까지는요. 꽁꽁 숨어버린 주군의 성에 직접 찾아가 주군을 세상 밖으로 데려온 건 태양이었고요. 실제로 성에 갇힌 공주님은 주군이고, 공주를 구하러 온 왕자님은 태양이에요.

태양은 주군의 닫혀있던 마음을 열고, 다시 사랑하고 세상과 마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고요.

 

"고대에는 태양이 왕이었죠. 주군을 상징하기도 했고요."

 

그러니까 다시 말해 두 사람의 역학관계가 일반적인 계산법으로 설명할 수 없는 건 이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물론 머리에서 노는 게 아니라 심장에서 노는 이야기입니다. (사랑을 머리로 할 수 있을리가 없죠.)

 

 

두 사람의 역할 반전은 드라마를 판에 박히지 않게 만드는 요인인 동시에, 우리가 주군의 태양을 보게 되는 이유입니다.

태양이 가난한 캔디고 주군이 킹덤의 사장인 사실이 주군과 태양의 사랑에 장애물이 아니라는 점이 신선하다고 할 수 있죠.

호텔신에서 봤다시피 주변의 시선을 주군도 태양도 전혀 신경쓰지 않아요. 고모님의 반대가 큰 효력이 없는 것도 이미 밝혀진 거고요.

태양은 자신이 캔디로 보이는 걸 싫어하죠. 캔디가 하는 패턴으로 움직이지 않는 태양이 저는 좋습니다.

공주를 구하는 왕자님 이야기는 이제 너무 지겹잖아요.

 

어쨌든 정리하자면 <주군의 태양>에서 말하는 사랑의 정의는 진부하지만 '조건없는 사랑'입니다.

일반적인 계산법으로는 절대절대 풀리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사랑이라는 거죠.

사실 로코장르에서는 단골 주제인지라 빗겨갈 수 없는 부분이란 생각도 드네요. 그걸 어떤 식으로 보여주느냐가 관건.

그런 점에서 <주군의 태양>은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네요. 

 

 

 

사랑,  보이지 않는 걸 믿는 것

 

생각해보면 사람의 마음은 눈에 보이는 게 아니죠. 때때로 내가 그를 사랑하는지, 그가 나를 사랑하는지 뒤늦게 깨닫는 경우도 있고요.

<주군의 태양>을 보면서 보이지 않지만 믿을 수 있는 것. 그가 나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간절한 매달림, 절대절대 꺼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사랑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먼저 주군의 입장에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주군은 차희주가 100억 납치사건의 공범이라는 사실을 알고 크게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결국 보이는 '돈'때문에 자신을 사랑한 '척'했을 뿐이라는 생각에 꽤 오랜 시간 저주처럼 그 상처를 봉인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군은 보고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기로 했습니다. 진실을 보게 되면 상처받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주군의 난독증은 진실을 외면하고 숨으려고 했던 심리적 상태를 드러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그의 앞에 태양이 나타납니다.

태양은 주군에게 매우 자극적인 존재입니다. 신선한 인물이죠. 그는 자신의 배경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봐주는 사람이니까요.

그녀는 그가 부자이고, 잘생겨서 매달리는 게 아닙니다. 귀신을 쫓아줄 방공호이기 때문에 끈질기게 그에게 달라붙죠.

아무리 "꺼져!"라고 모진 말을 해도 말이죠. 자신의 겉모습을 보고 다가왔던 많은 여자들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죠.

그리고 그런 그녀를 주군도 믿고 싶어집니다. (실제로 여러 귀신들과 얽힌 사건들을 해결하며 확인도 했고요.ㅋㅋ)

자신이 아니면 안된다고 말하는 태양. 주군보다 잘생기고, 주군보다 돈이 많고, 주군보다 더 달달한 누군가가 나타나도 절대 떠나지 않을 사람.

그런 확신이 주군에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과거 차희주와 마주할 용기를 얻었고요.

 

마찬가지로 태양도 자신을 미쳤다고 말하지 않고, 믿어주는 주군이 좋습니다.

분수대에 귀신이 없다고 하면 안심하고, 보이지도 않는 개를 따라가고, 어린 아이 귀신에게 노래도 불러주는 주군.

보이지도 않는데도 태양만 보고, 태양 말만 믿고 도와주는 사람에게 처음에는 고맙고, 그러다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사는 동네도 다르고, 딱히 귀신놀이가 재미있는 것도 아니지만' 같이 놀자는 주군의 고백은

'그냥 사귀자'가 아니라 '나는 너를 믿고, 또 니가 귀신이 보이더라도 상관없이 너를 사랑한다'는 진심이 담긴 말입니다.

 

 

 

 

갑자기 나타난 진우(이천희 분)의 역할은 아마도, 또 큐핏이겠죠?

진우는 태양이 몸은 병원에 누워있고, 영혼 상태에서 함께 지낸 사람입니다. 태양처럼 귀신을 볼 수 있어요.

같은 것을 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습니다. 태양에게 위로가 되고, 좋은 친구가 되어 줄테죠.

하지만 같은 것을 보는 사람과 함께한다고 해서 태양이 행복할 것 같지는 않아요. 지금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주군이니까요.

보이지 않는 것을 무조건 믿어준 주군의 사랑을,

아마도 태양이 깨닫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근데 이야기를 마치고보니 너무 뻔해서. 아, 이걸 굳이 이렇게 길게 풀 필요가 있었나 싶지만.

그래도 종방을 앞두고 마음의 정리를 위해 적어보았습니다.

 

 

 

 

 

사실은 칭찬받으려고 가서 한 고백이었는데, 태양이 시무룩해져서 속상했던 주군의 "홀린"이야기.

여러분에게도 주군과 태양처럼 자기도 모르게 자꾸만 눈이 가고, 푹 빠지고 홀리게 되는 운명에 상대가 있나요?

절대 절대 놓치지 않도록 '폭풍우 치는 밤'에도 눈 크게 뜨고 다녀야 할 모양입니다.

 

그럼, 우리 모두 해피엔딩을 기대하며 다음주까지 기다려보아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