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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라이의 일상보고/끄적끄적 하루일기

◈모범생들◈ 훈남배우들의 비장한 컨닝 스토리?!

by Darai 2013.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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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k 이벤트에 당첨되어 오랜만에 대학로 나들이.

텐바이텐 건물 지하에 마련된 자유극장에서 훈남배우들을 만나고 왔다.

 

 


 

줄거리


 

 

당신이 모르는 상위 3%의 진실!

학력고사 마지막 세대, 명문 외고 3학년의 한 학급. 다른 이들보다 일찍 사회 상위계층을 차지하는 것이 성공하는 길이라고 인식한 두 ‘모범생’ 명준과 수환은 진정 무엇을 위해 공부하는 지를 잊은 채 컨닝을 모의한다. 우연히 이 사실을 알게 된 전학생 종태와 답안지를 돈으로 산다는 소문에 휩싸여있는 반장 민영까지 휘말리면서 사건은 두 명에서 세 명, 네 명, 그리고 반 전체로 일파만파 커져간다. 결국 그들의 컨닝은 서로의 욕망의 충돌에 의해 발각되고 실패하지만, 그들은 내부적 합의로 한 친구(종태)를 희생양 삼아 누구도 처벌받지 않고 사회적 엘리트로 성장한다. 그리고 그들이 오늘, 민영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다시 모였다.

 

 

 


 

View point


 

 

1. 관객과 평단이 발견한 진흙 속의 진주! 엘리트들이 겪는 열등감, 강박관념을 쿨한 척, 유머러스한 척, 세련된 척 풀어낸 탄탄하고 치밀한 극본!
2. 젊은 감각이 느껴지는 스타일리시한 연출! 미니멀한 무대, 감각적인 조명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음향, 강렬한 비트의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배우들의 절제된 군무까지!

3. 캐릭터와 싱크로율 100%! 완벽한 캐스팅! 잘생긴 외모에 깔끔한 명문외고 교복을 입은 상위 3%의 '엄친아’로 돌아온 8명의 매력적인 배우들!

 

위의 포인트는 홍보팀의 보도 자료 내용임.

 


 

Review


 

 

나쁜 엘리트들의 백색 느와르

 

이 카피를 보고 웃은 건 나뿐일까?

연극 제목은 '모범생들'이고 주인공도 고등학생들인데, 백색 느와르라니.....??

이 허세 가득한 카피가 내가 이 연극을 기대하게 한 요인 중 하나였다.

분명 오글오글할 게 분명해, 란 예감은 적중했고, 그래서 만족스러운 연극이었다.

훈남 배우 4명이 등장하고, 뭔가 허세스러운 동작과 대사들.

여성 관객을 노린 게 틀림없는 조건이다.

그런 점에서 <모범생들>은 여성관객들에게 아주 모범적인 연극이라 하겠다.

 

상위 3%가 아니면 안되는 걸까?

 

입시지옥, 학업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이들의 기사가 심심찮게 보인다. 

1등이 되지 못해 억울한 2등 귀신들 이야기도 수두룩하고, 재벌가의 입학비리가 뉴스에 나오는 걸 보면 행복이 성적순인가, 란 생각도 든다.

평범한 집안의 아들인 명준은 늘 사회 지도층이 되기 위해서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노랗게 물든 엄마 손이 싫은 수환과 잔디 깔고 입학한 종태 모두 시험을 잘 보고 싶다는 생각에 컨닝 계획에 동참한다.

모두들 성적이 오르면 인생이 바뀔 거라는 믿음이 있다. 뭔가 비장하기까지 하다.

사실 이렇게까지 성적에 열을 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그들의 감정이 과하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비서관이 된 수환, 대기업 회계사가 된 명준, 검사가 된 민영은 정말 말 그대로 상위 3% 안에 들어와 으스대며 지낸다.

과거 종태가 컨닝 사건과 민영의 폭행 사건을 옴팡 뒤짚어쓴 것에 대한 미안함이라든가 그 시절의 우정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에 비해 '친구'라는 이유로 수환과 명준을 감싸고 자기 혼자 책임을 진 종태가 훨씬 인간적으로 보인다.

뭔가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서는 성공에 안달난 수환이나 명준보다 '우정'을 소중히 생각하는 종태가 훨씬 특별한 3%가 아닌가 싶다.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동화가 있다.

그 동화에서 보면 애벌레들은 저 위에 무엇이 있는 줄 알고 서로를 밟고 밟히며 위로 위로 계속해서 올라간다.

하지만 맨 위에 올라가보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안다. 그렇게 오르는 대신 나비가 되기로 한 애벌레는 손쉽게 날아 애벌레들이 힘겹게 오르던 맨 꼭대기로 갈 수 있다.

우리가 오르려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진짜 되고 싶은 건 상위 3%의 부유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상위 3%가 아닌지 말이다.

 

<모범생들>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가 행복하지 않은 건 목표를 잘못 정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상위 3% 안에 살고 싶어하는 그 목표가 행복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는 게 이...비장한  연극의 메시지는 아닐런지.

 

 


 

훈내진동 배우 4인방


 

 

사실 이 연극에서 배우들을 빼놓을 수 없다.

훈내 진동하는 그들의 매력이 연극의 재미를 배는 높여주니까 말이다.

그 중에서도 내가 콕 찜한 배우는 박성훈.

울엄마가 즐겨보시는 아침드라마에 출연중인데. 실물이 훨씬 훈훈하다.

능글맞고, 영리한 캐릭터 민영 캐릭터를 꽤 완벽히 소화해냈다.

드라마에서도 연극톤이 느껴져서 귀여웠는데.

앞으로 더 많은 활약을 기대해 본다.

 

 

 

내 멋대로 별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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