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아름다움
리차드 커티스 감독은 참 믿음직스럽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절대 우울해질리 없다는 확신을 준다.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를 다루었으니, 시공간을 넘나드는 로맨틱한 남녀주인공의 이야기라든가 엄청난 사건에 휘말린 남자 주인공의 험난한 여정을 그린
이야기를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에 그런 건 없다. 그저 일상의 소소한 장면들로 가득하다. 차를 마시고, 아버지와 아들이 탁구를 친다.
여자와 남자가 함께 식사를 하고, 사랑을 나누고, 매일 출퇴근을 반복하고, 아이를 돌본다. 평범한 일상이 어쩐지 아름답다.
일상은 사실 평범하고 투박해보인다.
무엇 하나 뻔하지 않은 것이 없다. 늘 예상대로 흘러가는 일상에서 뭔가 특별함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불평불만이 늘어나고, 점점 지루해진다.
그런데 영화 안에서 이토록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숨이 턱까지 차올라야 공기의 소중함을 깨닫는 사람들에
사실은 아주 소중한 거야. 라고 말해주는 자상함이 이 영화 안에 있다.
그것은 마치 어린 손자를 대하는 할아버지의 눈빛과도 같은 것이다.
일상이 지루하다고, 재미없다고 말하는 아이에게
이 순간이 다시는 오지 않을 최초의 순간이자, 최후의 순간임을 일러준다.
온전한 하루를 산다는 것
새해가 시작됐다. 어김없이 나는 새해계획을 다이어리에 꼼꼼히 적어두었다.
마음 한켠 어쩌면 지키지 못해도 괜찮아, 하면서 무리한 계획에도 별표를 쳐두었다.
한 해의 경계를 지나면서 설렘과 기대로 잠시 두근거리기도 했다.
일상이 조금 특별하게 받아들여지는 몇 안 되는 날이었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이지만, 새로운 해가 시작되었다는 것만으로 특별했다.
1월 1일, 묘하게도 내 인생 전체가 리셋되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우리에게 매일이 1월 1일 같다면 하루하루가 기대와 희망으로 행복할지도 모르겠다.
아침에 일찍 눈을 떠 운동하고, 꿈을 위한 준비에 몰두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안부인사를 묻는 것을 잊지 않을 테니까.
나에게는 어김없이 하루 24시간이 주어지지만 그 시간을 온전히 소유할 수는 없다.
때때로 그냥 흘려버리거나, 실망스럽게 낭비하거나, 혹은 쓰디 쓴 상처로 남기도 한다.
끝이 없는 터널처럼 인생이 막막해지거나 지우고 싶은 후회스러운 날들이 있다.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그토록 힘겨운 날에도 위안이 되는 순간이 있었다.
내 옆에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고, 위로해주는 친구가 있었다.
정말 괴로운 날이 아니라, 나쁘지 않은 날 정도였다.
아니, 힘든 순간에 나를 지켜주는 사람들 곁에서 더 큰 행복을 느꼈을지 모를 기쁨의 날이었는지도 모른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다.
그 마음먹기가 참으로 쉽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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